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시행횟수가 2에서 100까지 변할 때의 이항분포


A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이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사람이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구매할 수 있는 대부부의 희석식 소주는 대한주정판매(주)에서 만든 주정을 각 소주회사 나름대로의 희석공정을 거쳐 만듭니다. 주정은 전분이나 당분이 함유된 원료를 발효시켜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을 말하는데, 원료에는 쌀, 보리, 고구마, 타피오카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물, 감미료 등에 따라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이 구분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B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을 보면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B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의 차이가 미묘하지만 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A와 B는 B가 정말 그 맛을 구분할 수 있는지 실험을 하기로 합니다.

B의 눈을 가리고, 동일한 2개의 잔에 각각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담아서, B가 맛을 본 후, 맞출 수 있는지 실험을 하기로 합니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이 같아서 이 둘을 구분할 수 없는데, 우연히 이 둘을 맞춘다면 그 확률은 1/2입니다. 만약, B가 2번 연속 맞춘다면, 확률은 1/4, 25%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A가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맛을 구분한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B가 5번 연속으로 맞춘다면, 그 확률은 1/32(1/2을 다섯번 곱함), 3.125%입니다. 이 정도되면, 우연히 5번이나 맞추기는 어려울텐데, 진짜 맛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건 확률 신뢰수준
1회 구분 50.00% 50.00%
2회 연속으로 구분 25.00% 75.00%
3회 연속으로 구분 12.50% 87.50%
4회 연속으로 구분 6.25% 93.75%
5회 연속으로 구분 3.13% 96.88%

이번에는 실험방식을 바꿔서, 10잔 중 몇 잔을 맞추는지를 볼 수도 있습니다. 10잔 중 8잔 이상을 우연히 맞출 확률은 5.47%, 9잔 이상은 1.08%, 10잔 모두 맞출 확률은 0.1%입니다.

사건 확률 신뢰수준
10번 중 0번 이상 구분 100.00% 0.00%
10번 중 1번 이상 구분 99.90% 0.10%
10번 중 2번 이상 구분 98.93% 1.07%
10번 중 3번 이상 구분 94.53% 5.47%
10번 중 4번 이상 구분 82.81% 17.19%
10번 중 5번 이상 구분 62.30% 37.70%
10번 중 6번 이상 구분 37.70% 62.30%
10번 중 7번 이상 구분 17.19% 82.81%
10번 중 8번 이상 구분 5.47% 94.53%
10번 중 9번 이상 구분 1.07% 98.93%
10번 중 10번 이상 구분 0.10% 99.90%


중요한 것은 A와 B, 혹은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납득하실 수 있는 실험방법과 기준을 정하는 겁니다.

뉴스 혹은 논문을 통해 95% 신뢰구간이라는 표현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95% 신뢰구간이란 5% 정도는 틀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첫번째 실험방식으로는 5번은 연속으로 맞춰야 그 기준을 충족하게 됩니다. 두번째 실험방식이라면 10번 중 9번 이상은 맞춰야 하는데, 8번을 맞춘다면 어떻게 판정해야할까 애매합니다.

위의 사례는 심각하지 않은 경우라서, 편하게 5% 정도를 설정할 수 있는데, 만약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라면 5%가 매우 느슨한 기준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95%라는 신뢰구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그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정한 것이고, 바꿀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